현상을 이해하는 도구 변증법 : Episod 20

오늘은 아주 생뚱맞게 변증법 이야기다. 내가 생각해도 참~ 가지가지 한다.
그래도 내면을 설명하려니 할 말은 해야 할 것 같아 끄집어내 본다. 하긴 글을 시작할 때만 해도 여기까지 올 줄 몰랐다. 쓰다 보니 이 방식이 제일 합리적일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학술용어를 가져올 의도는 없고, 다만 내 기억의 한도 내에서 그냥 끄적일 거다.

가물가물한 기억을 떠올려보면,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 건 잘 몰랐고 학교 교과서에서 처음 봤다. 도식형태로 정(正)·반(反)·합(合)이란 단어들. 시험에 나와서 할 수 없이 ‘헤겔의 정반합’이란 단어를 조합해서 외웠던 것 같다. 이게 전부다.

대학시절에는 SNS로 대화하는 것과 다르게 마주 보고 하는 감성적인 토론이 많았다. 상아탑이라 지칭하며 나름 진리를 탐구하는 토론들이 캠퍼스 곳곳에서 벌어진다. 카페에서, 동아리방에서, 혹은 막걸리 몇 통 사들고 캠퍼스 구석진 곳에서 광란의 파티를 하면서 나름 깊이 있는 철학, 종교, 정치 등의 얘기가 오고 갔다. 그 속에 변증법이란 단어도 섞여 있었다.

도서관 철학 파트 쪽에서 우연히 이놈을 발견해 단숨에 읽어 내려간 기억이 난다. 세 번째 변증법의 기억이다. ‘철학은 무엇인가?’를 필두로 형이상학과 변증법적 추론 방법이 상세히 기술돼 있었다. 데미안 이후 신선한 충격이다. 가물가물하지만, 기억해 보면 이렇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모든 것은 변화한다. 양적 변화 후 질적으로 변화하다.
이 과정에서 전통과 반대되는 대립물이 섞여 ‘모순’이라는 투쟁과정을 거친다.”


기억이 맞았는지 아니면 내 맘대로 해석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게 전부다. 그냥 정반합이다. 레닌과 마르크스 형이 이 개념을 밑바탕에 깔아 사회주의를 완성했다는 것은 관심 밖이다. 다만 이 철학은 참 편리하다는 생각으로 내 맘대로 해석에 채용하기로 했다. “변증법은 무덤 같은 관념론이 아니라, 지금도 합리적 새로움을 추구하는 움직이는 철학이다.”

변증법, 두 번째 원칙 “모든 것은 변화한다.” 이 얼마나 합리적인 철학인가! 과거의 모순을 추출해 현재를 혁신하는 철학. 다만, 논리가 이리저리 바꾸는 것은 변증법과 구별되는 심경의 변화다. 변증법은 수많은 경험과 행동 원칙을 통해 ‘합’이라는 가장 새로운 질서로 만드는 일이니까 말이다.

하긴 이렇게 따져보면, 프랑스 혁명도 단순히 ‘어느 날 갑자기 혁명이 일어났다’라는 1차원적인 결과보다는 왕, 귀족의 어마 무시한 착취와 탄압을 당한 수많은 평민이 양적으로 많은 사고와 여러 형태의 행동이 합쳐서 일어난 우연이 아닌 필연으로 봐야겠다.

‘단순함의 미학’이라는 글을 쓴 적 있다. 이는 미래 기술발전을 변증법으로 도출해낼 수 없을까? 라는 것이 사실 출발점이다. “혼란을 제거하는 일은 단순함이며, 이는 편리함과 일치한다. 즉, 편리함은 단순함에 이르는 길이다.”

오늘 논점은 이 변증법을 도구로 삼아 현재와 미래를 파헤쳐보자는 말이다.
예컨대, 그저 평범한 시대인 정(正)에서 양적으로 많은 시도와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분주한 시절 반(反)을 거쳐 TV, 유선전화, FAX의 발명은 획기적인 기술의 진보다. 즉, 합(合)이며 새로운 정(正)의 출연이다. 이 진보 가운데 ‘유선’이라는 불편함이 상존한다. 모순이며, 대립물이다. 이어 삐삐, 위성전화, 핸드폰으로의 합을 이룬다.

하지만 이 또한 불편하다. 같은 논리로 실제 수많은 통신 기계가 난립하는 복잡한 시스템에서 단번에 스마트폰 하나로 세상을 통일한 잡스라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이 역시 새로운 합과 동시에 정이 된다.

인간은 스마트폰에서도 불편함을 추출한다. 들고 다니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안경형식의 ‘스마트 안경’ 등 웨어러블 쪽으로 연구하고, Ai 지능을 넣고, 아예 몸속에 박아 넣자는 시도도 있다. 새로운 반(反)의 등장이다. 다만 앞으로 어떤 놈으로 통합될지는 모를 일이고 추측만 할 뿐이다. 잡스가 청바지에 티셔츠 입고 네모난 기계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바꿨듯,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은 바뀔 것이다. 양적 변화에 질적 변화. 다시 새로운 합(合)이다. 얼마나 명쾌한가!

우리가 함께 공부하는 돈의 길도 이런 정반합의 형식이 아닐까? 전통금융이 정이라면 함께 섞여서 서로 선점하려는 다수의 핀테크 기업, 디지털기반 자산, 암호화폐 등이 현재 혼란스러운 반의 시대고, 어느 날 갑자기 이 모든 걸 통합하는 단순함을 가진 그 무언가가 짠하고 나타나 합에 도달하는 길. 그 길을 변증법이란 도구로 한번 추론해보자는 말이고 내가 쓴 글의 순서를 무척 강조하는 이유다.

신이 아닌 관계로 미래를 콕 찍어서 말하는 건 사실 불가능에 수렴한다. 하지만 과거를 인지하고, 현재를 검증하면 유력한 그 어떤 합일점이 나올 거라고 확신한다.

“양적 변화에서 질적 변화로 이행되는 그 순간을 찾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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